오늘도 PPT 외주를 하다가... 갑자기, 이 단가에 이 일까지 해줘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며 갑자기 무력한 느낌이 들었다. 외주 자체가 목적이라기보다 고객 데이터와 피드백을 쌓으려고 했는데, 자꾸 단가가 보이니까 시급을 머릿속으로 계산하게 되고 괜스레 하찮은 일을 하고 있다는 느낌까지 들었다. 왜 그런 생각이 들었을까? 고객 데이터 쌓는 게 아니라 그냥 외주 자체로 돈 벌고 싶었던 걸까? 아니면 이 방법자체에 확신이 없는 걸까? 아니면 이런 고객까지 다 고려해야 할까 하는 생각 때문일까? 외주로 계속해서 돈 벌고 싶은 건 아닌 거 같고(큰 의미와 흥미를 느끼지 못해서 이것만으로 지속할 동기 찾기 어려움), 방법에 대한 확신,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그런 것 같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정말 내가 설계한 대로 돌아갈까? 유의미한 방법일까? 이런 의심을 나도 모르게 하고 있었던 것 같다. 아직 3일밖에 안 했는데... 일단 해보고 실패하면 실패하는 거지 내 방법에 좀 더 자신감을 가져야겠다.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범위에 대한 확신도. 내 서비스로 해결해 주기 어려울 것 같은 고객을 보면 어차피 내 고객이 아니라고 생각이 들었던 것도 같다. 근데 아직 시도해보지도 않고, 내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단정 짓지 않았는가. 편협하게 판단한 것 같다. 그리고 아직 더 문제를 많이 찾고 파고 들어가야 하는데 처음에 든 아이디어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하는 것 같다. 이걸 벗어나야 지금 하는 일들이 의미가 있는 건데 그렇게 하질 못하니. 그래도 하면할 수록 나를 더 잘 알고 어떤 게 하고 싶고 어떤 게 부족한 지 보이는 것 같다. 이런 것들을 잘 인지해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더 많이, 더 잘하고 싶다. 여하튼 외주의 첫 번째 목적이 고객 피드백받는 것이니 이거에 집중해 봐야겠다. 피드백을 직감적으로만 느끼고 반영하고 있는 것 같아 시트를 만들어서 사람들의 니즈가 무엇이고 어떤 피드백들을 주는지 정리해 보았다. 그랬더니 내가 어떤 인사이트들을 얻고 있는지 더 잘 보이고 어떤 걸 중심으로 생각하며 고객들에게 물어보고 외주를 진행할지 좀 더 명확해졌다. 시작은 혼란스러웠지만 나름의 해결 방법과 생각 정리가 된 것 같아 다행이다. 그래도 오늘 처음으로 살짝의 위기감을 느꼈지만 이런 위기감이 적당한 긴장감을 주니까! 잘 활용해 보자.
- 단가와 의미 사이에서 혼란을 느꼈지만, 그 감정의 근원이 ‘확신의 부재’임을 깨달았다.
- 시트를 만들어 고객 피드백을 구조화하며 방향을 조금씩 구체화했다.
- 위기감 속에서도 스스로의 방식을 점검하고 성장의 긴장감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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