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기

ep29. 무제

  1. 오랜만에 회고 다운 회고를 적는다. 요즘엔 그저 1일 1회고를 채우기 위해 급급히 내용을 채웠는데, 간밤에 샤워를 하다가 갑자기 생각이 정리되면서 글로 적고 싶어졌다.
  2. 회고에 제목을 붙이는 건 좋지 않은 것 같다. 회고를 다 적고 나서 제목을 붙이긴 하지만 무의식 중에 하나의 주제로, 무언가 하나로 묶이는 글을 써야 한다고 생각한 건지 글이 잘 써지지 않았다. 오늘을 마지막으로 제목을 적지 않을 예정이다.
  3. 메타 광고를 돌리려고 페이스북 계정을 설정하다가 갑자기 영문도 모르게 정지당했다. 하는 수 없이 다른 계정으로 하려 했는데 그 계정도 정지 됐다. 하려던 계획대로 안 돼서 답답했지만 다행히 얼굴 인증하고; 한 시간 후에 풀어줬다. 근데 얼굴 인증 정보 바로 삭제한다고는 하지만 너무 많은 정보를 빼앗긴 느낌이다.
  4. 요즘 날씨가 추워서 사무실에 가는 게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창 바로 앞이라 바람이 든다. 그래서 집에서 작업을 자주 하게 되는데 오늘은 스타벅스에도 잠깐 들렀다. 분위기 좋은 카페들이 많지만, 나는 스타벅스에서 작업이 가장 잘 되는 것 같다. 예측가능함 때문인가. 와이파이도 예측 가능하게 계속 끊기긴 한다. 작업하는 사람들도 많아서 더 열심히 하게 된다.
  5. 1인 사업을 하는 것은 정말 모든 직무를 경험해 볼 수 있다. 덕분에 이것저것 해보면서 내가 뭘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느끼게 된다. 내가 돈 관리하는 것을 좋아할 줄 알았는데, 지금은 사업 비용 관리하기가 너무너무 귀찮다. 내가 체계화하고 구조화하는 것을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그걸 좋아하는 게 아니라 그렇게 된 걸 바탕으로 자동화하고 효율화하는 걸 좋아하는 거였다. 하나하나 써가면서 구조화하는 것은 자꾸 미루게 된다. 그래서 PPT 외주 인사이트 정리도 자꾸 미루게 되어... 근데 이제 더 쌓이기 전에 진짜 해야 함. 내겐 여름 방학 일기 같다.
  6. 외주 업무가 정말 들쑥날쑥 들어온다. 어느 때는 왜 이렇게 안 들어오지 싶다가도 어느 날은 많이 들어와서 이걸 다 할 수 있을까 하는 압박감이 생기고. 프리랜서들이 왜 그렇게 말했는지 알겠다. 언젠가 골라서 업무를 받을 수 있는 어른이 되겠지...?
  7. 오늘은 편집 디자인 느낌의 작업건이 들어와서 재밌게 작업했다. 아직 기한이 좀 남았지만 재밌어 보여서 슬쩍슬쩍 작업을 했다. 오랜만에 디자이너가 된 것 같고? 재밌었다.
  8. 내 프로덕트를 자신 있게 누군가에게 소개할 수 있는가? 아직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사실상 내가 부족함을 느끼고 있는데 베타 테스트를 하는 게 의미 있나 싶었다. 나를 먼저 만족시켜야 다른 사람을 설득할 수 있지 않을까? 내가 작업하는 데 있어서 부족함 없이 쓸 수 있게 만들어보자.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근데 어떻게 안 조급해하지? 기술이 이렇게 빠르게 발전하는데?! 그렇지만 난 강하니까... 바쁘게 돌아가는 시간에서 본질을 찾고 나만의 흐름을 잡자. 한 달 만에 완벽한 게 나왔을 거면 이미 있을 거다.
  9. 어쩌나 저쩌나 PPT 외주 - PPT AI 프로덕트 루프는 정말 좋은 것 같다. 일단 내가 진성 유저인 것이고(PPT 외주 하는 사람만큼 PPT를 빠르게 잘 만들고 싶은 사람이 없지 않을까), 계속해서 마음에 드는 결과물인지 어떤 개선을 더해야 하는지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심지어 돈을 받고! 꽤 재미있는 루프 같은데 한계가 어디까지 일지 계속 실험해보고 싶다. 이론상은 완벽한 루프. 근데 세상에 완벽한 건 없다. 그래서 어디가 한계인지 그 한계에 빠르게 도달하고 싶다.
  10. 근데 어쩌다가 내가 PPT를 만들고 있을까. 퇴사할 때까지만 해도 내가 PPT를 만들고 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일단 UX/UI 디자인은 많이 해봤고 나름 잘하니까 UX/UI 디자인 외주를 하면서 어떤 프로덕트를 만들지 생각해 봐야지. 이렇게 아예 투트랙으로 가려고 했는데, 막상 외주를 하려고 하니까 꼭 UX/UI만 해야 할까? 하고 다른 디자인 분야도 눈에 들어왔던 것 같다. 그중 자동화할 수 있는 게 뭘까 고민했던 것 같다. UX/UI 디자인은 내가 가장 잘 아는 분야이긴 하지만 디지털 프로덕트를 디자인하는 것이다 보니 결국에 최종 결과물은 코드이다. 그래서 디자인 자체만을 자동화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고 최소한 프론트엔드 코드 작업이 따라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나는 혼자서 웹이나 앱 작업을 할 때 피그마를 켜지 않고 바로 코드로 작업한다.(요즘은 클로드가 대신해 준다.) 그렇다고 내가 프론트엔드를 그만큼 잘 아나? 그건 아니었다. 그래서 패스. 그다음에 눈에 들어온 건 상세페이지였다. 그래서 몇 번 만들려고 시도해 봤는데, 상세페이지 작업 경험이 별로 없어서 그런지 감이 빠르게 안 잡혀서 흥미가 안 생겼다. 광고 소재나 다른 것들도 한 번씩 고려해 봤지만 PPT가 여러모로 적당한 복잡도를 가지고 있고, 웹/앱 작업과 다르게 PPT에서 디자인만 하면 바로 발표를 할 수 있듯이, 그 자체가 결과물이라는 데에서 흥미가 생겼다. 그리고 꽤 많은 프레젠테이션 작업 경험이 있었고, 숨고에서 디자인 분야 등록을 할 때 여러 분야를 해놨었는데, PPT 의뢰가 가장 많이 들어와서 수요도 생각보다 큰 분야라고 느껴졌다. 다양한 산업의 기업에서 또 학교에서 안 쓰이는 곳이 없다. PPT라고 묶어서 표현하지만 강연/발표 자료, 제안서, 소개서 등 세부적으로 많은 목적으로 쓰인다. 그만큼 PPT AI 서비스들도 많지만 나만의 뾰족함을 잘 찾아서 누구나 디자인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외주를 하면서 나는 AI를 활용해서 정말 쉽게 끝낸 일들도 많았는데, 나뿐만 아니라 나에게 작업을 맡기는 분들도 굳이 다른 사람에게 맡기지 않고 직접 잘 만들어낼 수 있는 경험을 하게 해주고 싶다. 뭐 내가 PPT를 지금 하고 있는 이런저런 이유이다. 아 그리고 16:9의 일정한 페이지에, 페이지마다 적절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일이 꽤나 매력적이다.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p31. 251205  (0) 2025.12.07
ep30. 251204  (0) 2025.12.07
ep28. 행동  (0) 2025.12.03
ep27. 첫 유저  (0) 2025.12.02
ep26. 한 달  (0) 2025.12.02